브루노마스 팝음악 편곡 라이브공연 음악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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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마스 노래에서 악기가 통째로 멈추는 한 박자


후렴 직전에 악기가 한꺼번에 빠지는 자리

카페나 차 안에서 브루노마스의 노래가 흘러나오면 대부분 후렴부터 기억에 남아요.

그런데 볼륨을 조금 올리고 다시 들어보면 귀에 먼저 걸리는 건 소리가 아니라 소리가 사라지는 구간입니다. 후렴으로 넘어가기 직전, 밴드가 통째로 손을 떼고 목소리와 손뼉만 남는 자리가 곡마다 한두 번씩 있습니다. 업타운 펑크가 대표적입니다. 베이스와 드럼이 곡 내내 빽빽하게 굴러가다가 특정 지점에서 함께 멈추고, 빈칸을 채우는 건 악기가 아니라 사람 소리입니다.

이 구간을 지우고 그냥 계속 연주하게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곡은 그대로 성립합니다. 다만 후렴이 터지는 느낌은 사라지죠.

24K 매직이나 피네스처럼 옛 사운드를 앞세운 곡들도 같은 방식으로 짜여 있습니다. 브라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깔리는 게 아니라 정해진 구간에만 들어오고, 나머지 시간에는 자리를 비워둡니다. 악기 수는 많은데 답답하지 않아요. 이유는 이 빈칸에 있습니다.

비워둔 자리는 무대에서 숨길 곳이 없다

공연 영상을 보면 이 빈칸이 음원보다 더 길어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밴드는 멈춘 채로 몇 초를 버팁니다. 그 자리는 관객의 떼창이 대신 채우죠.

저는 처음에 이게 그냥 흥겨운 즉흥인 줄 알았어요.

실제로는 전체가 같은 박을 속으로 세고 있어야 가능한 장면입니다. 연주를 채우는 실수는 다른 소리에 묻혀 잘 안 들리지만, 다 같이 쉬어야 하는 구간에서 한 명이 반 박만 늦게 손을 떼도 객석 뒤쪽에서까지 티가 납니다.

정적의 길이가 곧 그 밴드가 함께 보낸 시간을 말해줘요.

밴드 훌리건스와의 무대를 보면 브라스 연주자들이 소리뿐 아니라 스텝과 몸을 트는 각도까지 맞춥니다. 즉흥처럼 보이는 애드리브도 들어가고 빠지는 지점이 정해져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가장 자유로워 보이려고, 무대 밖에서는 규칙을 촘촘하게 만들어둔 셈이에요.

복고를 흉내 낸다는 말이 놓치는 것

그의 음악을 두고 옛 명곡의 기시감이 든다는 반응은 꾸준히 있습니다. 칠팔십 년대 훵크와 소울의 색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는 지적이죠. 실제로 악기 편성만 떼어놓고 보면 그 시절 음반과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만 그 시절 음악의 핵심은 음색보다, 리듬을 어디에 놓고 어디를 비우느냐에 있었습니다. 같은 브라스를 써도 들어오는 타이밍이 반 박만 달라지면 전혀 다른 곡이 됩니다. 흉내와 복원을 가르는 지점은 소리의 종류가 아니라 배치예요.

저는 그래서 복고라는 말 자체가 좀 게으른 평가라고 봐요.

실크 소닉의 곡들에서도 스트링과 배킹 보컬이 풍성하게 깔립니다. 그런데 정작 인상에 남는 건 보컬만 남겨두는 짧은 구간이에요. 옛 악기의 질감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믹싱으로 소리 사이 간격을 벌려두니 귀가 피곤해지지 않습니다. 재료는 복고, 간격은 지금의 것입니다.

무엇을 뺄지 먼저 정하는 사람

세 장면을 이어보면 공통점이 하나 나옵니다. 무엇을 더 넣을지보다, 무엇을 빼고 언제 멈출지를 먼저 정해뒀다는 거예요. 대중적으로 잘 팔리는 곡이라 쉽게 만들어진 것처럼 들리지만, 쉬워 보이게 만드는 쪽이 훨씬 손이 많이 가거든요.

이건 음악 바깥에서도 비슷하게 작동합니다. 발표 자료에서 슬라이드를 한 장 빼는 결정, 요리에서 재료를 하나 줄이는 결정이 완성도를 가릅니다. 채우는 건 노력의 흔적이 보이지만, 덜어내는 건 확신이 있어야 가능해요.

이번 주에 그의 노래 중 한 곡만 골라 헤드폰으로 들어보세요.

악기가 빠지는 구간이 나올 때마다 세어보면 대개 두세 번은 나옵니다. 저는 처음 셀 때 더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더라고요. 그 자리를 찾고 나면, 다른 가수의 노래를 들을 때도 같은 구간을 먼저 찾게 됩니다.

글쓴이

살림과 영양제, 건강검진표처럼 일상에서 생긴 궁금증을 공공기관·학회·제조사 자료로 확인해 씁니다. 직접 해 본 것과 자료에서 확인한 것을 문장 안에서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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